카도우노산(かどうの山)에 다녀오다

작성일 2016-5-25

일본에 도착한지 3개월차, 내가 살고 있는 후쿠시마현의 이와키시는 조용하고 아늑한 도시이다. 이와키시는 한국에 많이 알려진 도시는 아니지만, 이곳에도 여러 관광명소가 있다. 오늘은 그 중에 한곳인 카도우노(かどうの)라는 산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토요일 오전8시에 야마다교수님과 함께한 이번 여행은 학교에서 차로 30분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도심외곽지역으로 향하였다. 목적지에 도착하였을 때 바라본 산 입구의 모습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입구에는 관광객을 위한 가이드북이 배치되어있었다. 산의 입구 옆에는 이와키시 카도우노 공민회관도 있었다, 산행당일은 주말이어서 개방되어있지는 않았다. 카도우노 산은 야시오미죠우 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8개의 소금길이라는 뜻으로 아주 오래 전에 이 산을 중심으로 상업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카도우노 산은 사실은 약 800년전에 지어진 성곽으로 그곳에는 군주가 살고 있었던 곳이라고 한다. 그 당시 외부세력에 대응하여 방어전선을 구축하기 위하여 이곳을 사용하였으며, 그러한 흔적들이 산속에 아직도 조금씩 남아있었다. 한국에서도 대부분의 산이 그러하듯 모든 산에는 역사가 깊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조상들은 예전에 산을 마을의 중심과 군주가 사는 성벽으로 많이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부분은 한국과 일본이 언어와 문화는 다르지만 그 시대를 살아가던 선조들이 생각했던 사고방식과 문명은 서로가 비슷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등산을 하는 동안 비탈길도 있었고 밧줄을 사용하여 올라가야 하는 난이도가 조금 있는 코스도 있었지만, 대나무 숲들도 있고 공기도 너무 맑아서 오르는 동안의 힘든 기억은 금방 사라지게 되었다. 오래 전 성곽에 있는 군인들이 주빈들에게 급한 신호등을 알릴 때 사용하던 거북이바위라는 곳에도 올라가 보았다. 그 외에도 신사 및 예전에 사용했던 목조로 되어있는 다리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산 정상에 올라가니 삼각점(三角点) 이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었고, 일본에서는 산 정상마다 이러한 표식이 되어있다고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당일 날씨가 너무 좋아서인지 꿀벌과 나비들이 꽃을 찿아서 날아다니고 서서히 녹음이 시작되어 봄이 지나고 여름이 시작되려고 함을 알리는 풀 냄새들이 내 코를 향긋하게 하였다. 정상에서 바라본 마을의 모습은 조용하고도 아름다웠다. 이와키시는 그러한 도시이다. 비단 이곳이 외곽지역이라서가 아닌, 다른 대도시에 비하여 유동인구수는 크게 많지는 않지만 조용하고 평화로운 환경이 이와키시만의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산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올라가는 길과 같았지만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처음에 오르면서 미쳐 보지 못했던 역사의 한 부분들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내리막길은 오르막길보다는 조금 더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 않았다. 산의 바로 옆에는 초등학교가 위치하여있는데, 당일 초등학교에서는 달리기 및 공놀이를 하는 등 운동회를 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부모님과 학생들이 다 같이 열심히 운동회에 참가하는 모습이 한국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산에서 내려오니 하늘에서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더니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소나기라 운 좋게도 산행을 마친 후에 비가 와서 다행이었다. 지금은 관광객이 많지는 않지만 산에 오르면서 단순히 등산을 하는 것이 아닌 일본역사의 한 부분을 체험하고 왔다는 것이 너무나 뿌듯하고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 ジュン -